지지난주 금요일, 6월 24일은 대학 교지 선후배 번개 모임이 있었다.
청주에 사는 선후배 일곱과 멀리 수원(지금은 동탄집)에서 보라가 달려왔다.
모임 우선 순위로 늘 꼽았던 교지모임과 92동기모임. 지금은 그런 절절함이 없어
귀찮으니 가지 말까도 생각했지만~~ 보라가 여기까지 부러 온다는 소리에
우리 수습위원... 하며 반갑게 나간다.
보라는 똑같다.
아니 똑같진 않지만 내 마음 속에선 여전히 똑같다.
그녀는 대학교수다. 전공을 살려 중문과 교수. 이름도 유명한 한양대 교수.
대학때 교지가 아닌,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다른 활동을 했다면 아마 더
빨리 교수나 그 이상의 어떤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
난... 아마 똑같을거다.
양갈래 머리에 뽀얀 피부, 말이나 행동 그 자체가 유쾌, 쾌활한 그녀는
좋은 집에서 잘자란 아이였고 그녀도 교지에서 이래저래 다양하고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을 많이 만났을 거다.
그래도 여전히 과거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그 옛날 한딱가리 하던 그들을 보고 싶어 학
귀히 여기는 후배인지라 나는 더없이 고맙다.
"언니, 기억나요? 공들여 만든 교지 표지가 기획사 실수로 완전 이상하게 나왔을때 언니 엄청 속상해했잖아요.
그러 은선언니가 해줬었는데....."
헉. 전혀 기억이 안난다.
그 옆에 있던 현남 왈 " 언니, 저 예전에 편집장일 때 아리랑 액자 쓰레기통 옆에 있는 거 보고 우리 엄청 혼내켰잖아요.
그 액자가 어떤 액자인데... 선배들이 엄청 위험을 감수하고 엄청 어렵게 구한 액자였다고~~."
헉, 전혀 기억이 없다. 아니, 그렇게 이야기 하니 뒤에 얘기는 쫌 어설프게 기억이 날듯 말듯~~ 그래도 기억이 안난다.
미쳤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ㅜㅜ
대학 때 제일 미쳐 살던 일이었는데.... 기억이 없다. 이건 뭐지?
내 나쁜 머리를 탓해야 하나. 아님, 그 기억이 너무 힘들어서 통째로 드러냈나?
아마 반반일 듯. 인생에 있어 가장 찬란하고 가장 역동적이었던 스무살 언저리에 아마 즐거움도 많았겠지만 그냥 잊고 싶었던 기억도 많으리라.
그래서... 뜬금없지만 다시 결심!!
안되겠다. 메모하자. 있었던 일 나열이라도 어떻게 하자.
이날, 보라가 나와 현남이에게 선물해 준 립스틱은 절대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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