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이야기
2017년 11월 29일 오후 02:02
이상한 나라 폴
2017. 11. 29. 14:12
뭔가를 끄적이기 시작해야 한다고, 더 늦어지면 안될 것 같은 스스로의 압박과도 같은 생각으로 시작한다.
쓰는 일을~~
술병의 여파이긴 했으나, 지난 토요일 과음 이후로 뭔가 정신이 나간 것 같다.
아침마다 속이 메스껍고 울렁거리기 시작하면서.... 눈도 흐릿하니, 뭔가 안개 속을 걷는 듯한 답답함까지.
점심에 학교를 한바퀴 걸었더니 조금 명료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답답하고 허한 건 무슨 이유일까?
"선생님, 나이 들어서 그래요"라고 술병 이후의 후유증의 원인을 명료하게 짚어준 누구가의 말이 없었더라도
온 몸으로 느끼는 무기력과 허함, 혼미함은 나이들어감의 명확한 증거물이라는 걸 모르지 않는다.
더이상 어쩌지 못하는 나이듦.
"사는 게 낯설지? 또 힘들지? 다행스러운 것이 있다면 나이가 든다는 사실이야. 나이가 든다고 해서 삶이 나를
가만 두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스스로를 못살게 굴거나 심하게 다그치는 일은 잘 하지 않게 돼."
어제 읽은 박준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에서 박준이 인용한 문구처럼
나이드는 걸 다행스러운 걸로 여길 수 있는 여유는 언제, 어떻게 생길지 모르겠다.
난 지금 스스로를 못살게 굴고 있는 듯 싶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