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9)죽음
오후에 일정 때문에 선배에게 전화했다가
어머니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몇 시간 남지 않았음을 알리는 짧은 카톡.
그리고 6:46. 어머니의 죽음.
그냥 왈칵 눈물이 났다.
어머니는 우리 도서관 자원봉사자기도 하셔서
오래오래 함께 했던 분이다.
선배가 누굴 닮아 이렇게 똑똑한가 했더니 어머니가 너무 똑똑하시다는 생각을 하면서
정말 배울 게 많은 분이라 생각했다.
그 연세에 아침마다 신문을 정독하시고 책도 많이 보시고 수영도 다니시며 자기관리를 무척 열심히 하셨었다.
사회현안에 대한 고민이나 견해도 깊으셨고
무엇보다도 두 손녀딸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컸었는지
이제 두 손녀딸도 다 장성해서 제 앞가림 잘하고 있고,
선배나 언니도 어느정도 자기 일에 열심히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을 때
정말 이제는 가족 뒷바라지 걱정 그만하고 인생을 즐길 수 있을 때
이렇게 갑자기 죽음이 찾아온 것이다.
9월 말부터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그걸 알지 못했다는게 그래서 한번이라도 더 뵐 수 없었다는게 회한으로 남는다.
병원에서 뵜을 때, 씩씩한 어머니에게도 죽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현실의 무게는 얼마나 무거웠는지
눈물을 떨구는 모습에 마음이 에이는 듯 했다.
살만하니까.... 아직은 죽음을 이야기하기엔 아까운 연세신데....
나의 아들의 진로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관심가져주시고 기원해주셨던 어머니다.
어머니의 명복을 빈다. 어머니, 부디 더이상 아프지 마시고 평안하세요.
성지순례 다니시며 늘 기도하시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생생히 들리는 듯 하다.
2023.10.18.(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