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합격일기

D-day 수능

이상한 나라 폴 2023. 11. 21. 09:59

수능 시험장

11월 16일.

수능을 보고 며칠이 지났다. 

100일 일기를 쓰며 

아들의 노력과 헌신에 조금이라도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때로는 간절히, 때로는 그냥 내 얘기를, 때로는 별 시답지 않은 이야기였고, 그냥 나의 일기였다. 

 

드디어 아들은 시험을 끝냈다. 

시험 당일 국어가 끝난 시점부터 어렵다는 얘기가 포털에서 슬슬 나오기 시작하니

그때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새벽 5시부터 일어나 도시락을 싸고, 아침을 준비할 때만해도 

정신이 없어서 그랬는지 별 감흥없이 차분했다. 아들을 남편 편에 도시락 가방을 딸려 보낼 때도

떨지 말고 차분히 잘 하고 오라는 넉넉한 응원도 하면서 보냈다. 

그런데, 국어를 끝낸 1교시 이후부터 마음이 떨리는 것이다. 

국어 때문에 맨탈이 흔들린건 아닌지. 예전에도 아니, 수험생들이 국어부터 어렵기 시작하면

다음 차시에도 영향이 있다는 것이. 

어려웠다니 아들도 분명 어려웠을텐데...

수능이 끝나는 시점 여러가지 국영수 분석이 나왔고, 

예년보다 다 어려웠단다. 걱정이다. 최저를 맞출 수 있을까? 그래도 아들을 믿고 기다려보자. 

 

4:40에 끝났고, 휴대폰 받아들고 나오면 5시 안쪽엔 나올거다. 

비도 오고, 날씨가 추워져서인지 부모들이 우산을 쓰고 학교 교문 앞을 가득 메웠다. 

방송 촬영용 카메라도 와 있다. 나오는 아이들 인터뷰 따려고 대기 중이다. 

교문 맨 앞에서 그들의 대열에 섞여 아들을 기다린다. 

4:47. 국어. 개망함. ㅋㅋㅋ

첫 톡이다. ㅜㅜ

아들답게 발빠르게 먼저 톡으로 점수를 말해준다. 

어쩌나. 국어부터 망했다면 다음 과목도 영향을 받았을텐데...

국어 82, 수학 88

영어도 어려웠다고 하고, 생명도 망했다고 하고. 

아이가 교문으로 나오는데 표정은 나쁘지 않다. 

긴장감 1도 없이 잘 풀었고, 실수는 없었다고. 

문제가 어렵긴했나 보다. 

국어 2, 수학 1, 영어 2, 생명2, 지구1

다행히 4개 대학은 최저를 맞췄다. 가채점 결과이긴 한데... 제발 지구가 그대로 1이 되어야 할텐데 조금 걱정되기도 한다. 

학교 다른 친구들도 최저를 맞추는게 많이 어려웠나 보다. 

국어가 한문제라도 더 맞았다면 1이었을텐데... 영어도 너무 아깝고. 생명도 어째서 이렇게 많이 틀렸는지 모르겠다고. 

내심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도 했는데

수능은 역시 어려운 과정인가보다. 

9모가 평이해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더 어렵게 낸 듯 하고. 

킬러 문항이 없다고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문제의 난도가 다 어려워서 국영수가 내리 어렵게 느껴졌으니 최저 맞추는 게

예전보단 만만치 않을거 같다. 

 

고생했다. 

잘했다. 

좀 아쉽지만 최저를 맞춘 것만 해도 너무 다행이고 기특하다. 

당장 내일부터 면접대비 수업이 있어 1박2일 서울로 간다. 

아직 시험이 끝난게 아니니 힘들더라도 면접 준비 잘 해서 4개 대학은 다 합격했으면 좋겠다. 

 

2023.11.2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