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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싶은 날
이상한 나라 폴
2021. 12. 10. 10:28
오늘은 왠지 사랑이 하고 싶은 날이다.
사위를 가늠할 수 없는 회색 빛 하늘 때문일까?
창문으로 들어오는 스산한 바람이 어깨를 움추러들게 하지만
잔잔히 부서지는 공사장 소리와 병원을 드나드는 차소리, 그리고 대합실처럼 느껴지는
천장 높은 사무실에서 나는 소리가 더없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꺼놨던 히터를 켠 것에 대한 무조건 반응일지도 모르겠다.
달달한 커피 한 잔이 사무치게 그립지만
벌써 마셔버린 카누 커피의 쓴 맛이 아직도 혀에 남아 있어
커피는 패스다.
지난주, 어제로 큰 일정을 2개 끝내고 나니
마음도 같이 여유로와져서 일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거나
혹은 무한히 농땡이를 부리고 싶기도 하다.
흐흐흐.
사실 뭐 그리 힘들게 한 일이 있다고
11월 12일 코로나 확진.
11월 13일, 토요일 보은 생활치료센터 입소하고 11월 22일 치료센터 퇴소까지
마치 모든 것이 남의 일인 것마냥,
그냥 어설픈 B급, 아니 C급, D급 영화라도 찍은것마냥 느껴지는 12월 10일이다.
한 달이 지나니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문구가 얼마나 적확했는지.
여전히 직장을 다니고, 여전히 살림을 하고 있고, 여전히 아이와 싸우고 있고....
다행이다.
변함없이 나로 살아갈 수 있는게
오늘은
이런전런 생각에 감사하다.
그리고 누구를 만나든 사랑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사랑하고 싶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