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이야기

두껍아, 다시 달려볼까?

이상한 나라 폴 2023. 6. 13. 10:19

달리기 하는 운동장, 철봉은 정말 단 1개도 못하겠다. ㅜㅜ

 

언제 다시 운동을 시작할 수 있을까?

차일피일 미루어둔다는 것이 어느새 겨울과 봄을 지나 두계절이 다 가버렸다. 

달리기도, 수영도 더이상 의욕이 없어진다. 점점. 

 

늦게 들어온 남편에게 걷기라고 하자고 꼬셨지만

피곤한 남편은 싫단다. 

 

안되겠다. 

그냥 운동화 끈을 조여매고 현관문만 열면 어찌 되었든 걷기라고 할 것이다. 

그래. 20분이라도 운동장을 돌고 오자. 

 

비가 온 뒤라 

뚝방 길 가로 두꺼비가 꿈쩍도 않고 길을 가로 막고 있다. 

네 이놈!!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가까이 손짓을 해봐도 소용없다. 요지부동. 

니가 피해가라는 식이다. 

옆에 풀잎으로 등을 좀 간지럽혔는데도 이 녀석 나를 조롱한다. 그냥 니가 가... 이런다. 

그렇다면 더 큰 자극이 필요하겠군. 꽤 굻은 풀의 줄기를 잡아떼어 등위에서 흔들어준다. 

펄쩍. 길가로 뛰는가 싶더니

어느새 다시 길 한켠으로 돌아옴. 허허... 이 놈. 의지가 대단한 놈이다. 

 

나도 오늘 두꺼비처럼 달리기의 의지를 다져봐야지.

9시 뛰기 시작한다. 

나보다 대여섯 많을 법한 맨발의 아저씨 두 분을 추월하여 한바퀴 두바퀴 정진하 듯 달린다. (예전같으면 늙수그레한 아저씨... 뭐 이렇게 썼겠지만. 이제 내 나이도 뭐라 할 수 없을 만큼 많다. 난 이제 50이다. 작년부터 올해 이어 50!!)

 

언제나 그렇듯 세바퀴까지가 진짜 힘들다. 

다리가 무거운게 확실히 운동을 쉰게 영향을 미친다. 

어찌어찌 세바퀴를 뛰고, 다시 그래 열바퀴는 채우자라고 다짐하며 뛴다. 

그런대로 이젠 뛸 만하다. 열바퀴 끝. 아니, 시간이 10분밖에 안됐다. 안되겠다. 15분은 채우자. 오늘은. 

그렇게 15분을 채워 달리기. 끝. 

간만에 이마에 땀이 흐를 정도로 뛰니 뭔가 개뿌듯!! 좋다. 개운하다. 그래 달리기는 이런 맛이었지. 

 

회복 탄력성!!

다시 달리기로 올 여름을 맞이해보자. 

 

202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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