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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77)냄새

이상한 나라 폴 2023. 9. 1. 13:42

 

#고3 #학습플레너 #3년간 꾸준히 #그런 너를 응원한다

어제 엘리베이터에서 맡았던 냄새가 갑자기 생각났다. 

택배기사 아저씨였는데 타자마지 땀냄새가 진동을 했다. 

자동반사로 헉.. 하며 숨을 턱 막았다. 

덥고 습한 날씨에 아저씨는 거의 땀에 절은 상태였던 듯.

아저씨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도 그 냄새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았다. 

집으로 올라가는 동안 내내. 

 

난 아무 생각없이 속으로 '윽, 무슨 불쾌한 냄새야?'라고 말했는데

그 순간 택배 아저씨임을 확인하고 내 스스로가 못나보여 

얼른 태세를 바꿨다. 

 

며칠 전 남편에게 발냄새 난다고 씻고 오라고 했던 것도 또 떠오른다. 

남편은 엄청 역정을 내진 않았지만 

힘들게 일하고 온 사람한테 그런 소리를 한다고 지나가는 말로 툭 뱄었다. 

 

그 일까지 떠올리며 

냄새에 대한 나름의 관념이 미안함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냄새난다고 할 때

보통은 부정적인 면이 강하다. 

좋은 냄새, 나쁜 냄새, 향긋한 냄새, 꾸리꾸리한 냄새, 달큰한 냄새, 고소한 냄새 등등 관용적 표현은 많으나

우린 보통 냄새 난다라는 표현의 부정적 말을 거리낌없이 해왔다. 

 

윽, 냄새나. 

그 냄새가 그 사람이 어떤 과정으로 얻어진 냄새인지 알려고 하지 않고

오로지 나에게 불쾌하다면 그걸로 그건 싫은 냄새가 되는 것이다. 

냄새로 상황을 판단해버리는 누를 범하지 말아야겠다. 

남편에게도 열심히 일하고 온 발냄새에 대해 얘기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아들은 아삽 파이널을 신청하라고 얘기하면서

요즘엔 공부 시간 10시간을 확보해서 하고 있다고 했다. 좀더 하면 좋은데...라고 하는걸 보니 나머지 시간은 어쩔 수 없나 보다. 토요일에도 사설 모의고사 푸는 날이 있으면 오후 늦게까지 공부할 수 있다고. 

 

그러면서 뉴진스 하니 사진을 보낸다. 누군지도 몰랐는데... 나보고 저장해놓으라고. 

아이돌 사진은 정말 열심히 다운 받고 있군. 그래. 너에게 잠깐의 휴식이라면~

 

고1때부터 꾸준히 써온 학습플레너. 

오늘 할 일은 다 마쳤다며 한 장 사진을 보낸다. 

역시, 아들!! 계속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