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쯤 온 남편이 밥을 안먹었다고 하여
이연복 짬뽕 남아있는 걸 하나 끓여주었다.
시골에 들렸다 온다고 하여 마냥 넋놓고 편하게 누워있다가
뭔가 갑자기 들이닥친 느낌에 좀 분주하다.
어제 늦게 잤더니 눈꺼플이 무겁게 내려오고 연신 하품이 난다.
남편은 밥을 먹더니 잠깐
문의쪽에 가서 포도라도 한 상자 사오자고 한다.
그동안 너무 시간을 안보낸 미안함일까?
원래 오후에라도 이런식으로 조금의 시간을 만들긴 한다.
그래, 잠시 다녀오자.
나오니 기분은 좋다. 하늘을 보니 정말 가을이다. 어쩜 구름이 이렇게 예쁠까?
투명한 하늘 위로 구름이 공간을 둔채 앞서거니 뒷서거니
정말 깨끗한 하늘.
청남대로 들어가는 길에 포도를 많이 파는데
요즘엔 거의 샤인머스킷밖에 없다.
그게 처음 등장할 때는 너무 비싸서 감히 사먹지 못했던 과일인데
이제는 너도나도 재배하다 보니 가격도 많이 내렸고.
중요한 건 별로 맛있다는 느낌이 없다는 것.
캠벨 포도는 그다지 없었고, 한군데 들른 곳은 그마저도 다 팔렸단다.
좀더 깊이 들어가 마동 창작 마을 들어가는 입구에 다다르니 가을 멜론을 판다.
멜론을 시원하게 먹으면 그것도 괜찮아 제법 큰 크기의 멜론 2개를 16,000원에 샀다.
온라인 마켓을 보니 이정도면 잘 산 듯.
2~3일 후숙해서 먹으라니 아들은 맛도 못보고 기숙사에 가겠다.
일요일 오후라 그런지 들어오는 길이 막힌다.
집에 5시쯤 도착해서 부랴부랴 저녁을 했다. 저녁은 간단히 삼겹살.
국을 먹고 싶다는 아들을 위해 된장국도 먹이고.
뒤늦게 리필용 볼펜과 지우개, 생수도 사고
이제 아빠가 데려다 주기만 하면 끝.
아들은 엄마가 같이 가줬으면 하는 눈치다. 언제나 그랬지만
내일부터 수시 쓰는 중요한 시점에 같이 가야지 않냐고. 별 설득력 없는 말이지만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해주길 바라는지, 아님 그래도 엄마가 같이 가주는게 마음 편한지.
함께 가서 기숙사에 짐을 넣어주고
마침 덜 챙긴 짐도 있어 주중에 멜론도 갖다 줄겸 다녀올 계획이다.
생각해보니
이제 기숙사 짐 싸들고 갈 날이 일곱여덟번 정도?
그렇게 생각하니 같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기도하는 마음으로 아들의 기숙사에 함께 가주는 게 맞는듯.
내일부터 수시원서 접수.
4개 지역인재 전형은 합의를 봤는데
2개의 카드는 아무래도 아들이 알아서 쓸거 같다. 아빠가 전북대를 제안하긴 했는데... 4합5 맞추는게 계속 부담인 듯.
학교에 비슷한 내신의 친구도 지역인재 전형이 겹치는 걸 보니 아무래도 경쟁률은 치열하지 싶다.
이렇게 수시를 쓰는게 맞는지 고민이 된다.
이번 9모에 최저를 맞춘 상태고, 아들도 끝까지 긴장 놓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으니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온 마음을 다해 매일매일 기도하자. 반드시 합격!!
2023.09.10.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