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설악산 등반(뭐 이리 대단? 나에게는 정말 대단한 일이기도.)을 위해

달리기와 걷기, 계단오르기를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의지만큰 몸은 따라 오지

않아 2%부족한 체력 단련이었지만 지난번 지리산 등반만큼의 약체는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새벽같이 집을 나서 새멱 4시에 가족들을 만나 강원도로 고고!!

코스는 가기 전까지도 몰랐고, 물어 볼 수도 없었는데....(거의 산악인 수준인 아주버님의 진두지휘하에 가는 고로)

도착하니 우리가 갈 코스는 오색계곡-천불동 계곡코스. 오색->대청봉->희운각 대피소->비선대->신흥사->소공원

전체거리 17.85km.. 소요시간 10시간 30분. 

깜깜해진 6:30에 내려오다니. 

정말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이 정도일 줄은 사실 꿈에도 예상 못했는데 내려 오는 길이 정말 죽음이었다. 

무수히 이어지는 돌들. 도대체 언제 끝나는거야. 를 내내 외쳐야했던 하산길이었다. 

올라갈 때는 체력 단련 탓인지 무난하게 올라 그래도 사전 준비가 괜찮았구나 싶었지만

내려오는 길을 생각하니 나의 체력단련은 정말 미약하기 그지 없다라는 결론. 

 

등반 내내 설악산의 비경을 감상하는 건 정말 크나큰 선물

물론, 내려올 때는 너무 힘들어서 눈에 보이지도 않았지만

왜 설악단풍, 설악 비경하는지 알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내려 올 때는 거의 기진맥진하여 

숙소에 잘 차려 놓은 진수성찬을 거들떠도 못보고

겨우, 햇반 좀 먹은 후 잠깐 따뜻한 방에서 휴식을 취한다. 

저 맛있는 음식을 제대로 못 먹다니. 아깝다. 

산을 도전하려면 사전 단련이 더 필요하겠다. 

 

그래도 

인생에 한번 갈까말까한 설악산을 갈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 

 

 

여행기간 : 10/26~27

 

 

 

따뜻한 강풀 만화

연재가 2007년이었으니 17년이 넘은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따뜻하다. 

그럼에도 촌스럽지 않고 낯설지도 않다. 

20여년전의 시간을 내가 알고 있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따뜻함만 스민다. 

 

늙는다는 것은

몸의 구석구석이 변화하고 있는 나의 50 넘은 몸에서도 느끼지만

그래도 아직은 젊다는 생각이 더 크다. 

하지만 엄마나 어머니를 보면 늙는다는 것이 정말 눈에 보이는 그대로 느껴진다. 

 

늙는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소녀처럼 감성에 젖지 않는 것도 아니고, 노엽지 않은 것도 아니고, 슬퍼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그저 겉모습이 늙는 것에 맞춰 감정도 모두 늙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그냥 바쁘다는 핑게로 

엄마의 마음을 소홀히 아무렇게나 생각하고 있는건 아닌지. 

 

그대를 사랑합니다. 

만석이 할어버지가 죽은 아내에게 제때 표현하지 못한 말. 

엄마에게도 어머니에게도 제때 표현해야 겠다. 

 

남편에게도 좀더 곰살맞은 아내가 되어야하는데.. ㅎㅎ. 

지난 여름 짜증을 달고 살았더니 많이 미안해진다. 

더워, 추워... 이런 입에 달고 사는 말도 하지 말고. 

웃자. 웃자. 행복하게 웃자. 

손은 실제로 잡지 않아도 온몸 가득히 온마음 가득히 그대를 품어주자. 

 

2024.10.15.

 

아산병원에서 발간한 아산신문에서 사서가 추천했던 책. 

 

<고등어>

 

힙한 다른 책제목들을 많이 봐서인지 

고등어라니... 

뭐지?

 

음식으로 추억하는 엄마와 엄마의 엄마인 할머니. 

 

리틀포레스트가 생각났고, 

작가가 부러워지기도 했다. 

 

내가 추억할 수 있는 음식이란?

 

오히려

어제 방송에서 본 효리의 '엄마, 단둘이 여행갈래?'가 더 감정적으로 맞닿아 있는 느낌. 

너무 살기 힘들었고, 

보호받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 

그냥 내 어린 삶이 불우했다고 생각하니.... 별 행복한 기억도 없다고. 

엄마하면 떠오르는 음식도 딱히 생각니지 않는다. 

 

지난 금요일 엄마를 모시고 병원 진료를 보면서

엄마에게 화를 내는 자신을 향해, 그만하자 계속 되뇌어도

여전히 화를 내고 있는 자신이 참 못났다는 생각뿐. 

 

"친절하지 못한 딸이라 엄마, 죄송해요."

 

요양원에 돌아가셔 또 화장실에서 넘어졌다는 말에 엄청 속이 상한데...

나에게 하는 말은 

"엄마에게 미안하다는 말 하지마."

자식이 부모에게 미안할 게 뭐가 있냐고. 

 

엄마도 나때문에 속이 상하셨을까?

그러거나말거나 여전히 대화는 큰오빠가 전부인 엄마의 세상을 보면

영원히 애증이 공존할 거 같은 생각이 든다. 

 

효리의 말처럼

엄마도 누군가의 딸이었고, 

자기 말을 누군가 들어주길 바라는거겠지. 

15살에 아빠가 돌아가시고 

그 긴 세월, 

우리 5남매를 지켜준 엄마. 

그 존재 차체만으로

혹은 날 이렇게 먹이고 키운 것만으로도 나에게 넘치는 사랑인 것을

나는 언제쯤 알게 될까?

 

2024.07.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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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인지 모른 채

엄청 슬프다는 추천 글귀만 기억이 나

집어 들었다. 

 

열차 탈선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 연인들의 이야기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마지막 기차를 타고 

니시유이가하마역에 도착하기 전에 내리지 않으면 사고를 당해 죽는다는 몇 가지 조건이 달린.

 

 

기타무라씨

죽으면 안 됩니다. 

죽으면 안돼요. 

인생을 살다 보면 굴곡이 많지만, 그래도 인생은 끝까지 살아낼 가치가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

.

.

우리 가족은 살아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굴러떨어지던 돌도 때가 되면 멈추듯이, 이세상은 

언제나 우리에게 빛나는 미래를 선사합니다. 

인생이란, 참으로 얄궂지요. 

언제가 당신의 미래에 눈부신 빛이 비치기를 기원하고, 

믿고,

확신하며, 

네모토 신지

            다에코

            도모코 드림. 

 

그동안 보아온 사건, 사고가 많았던걸까?

세월호, 이태원, 오송지하도..... 

이외에도 열거하기 힘든 사건들이 너무나 많다. 

어제는 화성에서 리듐배터리 생산업체에 화재가 나서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었다. 

불의의 사고란

간 사람도 남겨진 사람에게도 이별의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기차는 사랑하는 사람과 마지막 이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고맙고 다행한 일이다. 그렇지만... 결과가 정해져 있는 만남이.. 더 아프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세상에 너무 마음 아픈 사고가 많다보니

현실이 더 소설같은 느낌이다. 

 

2024.06.26.(수)

 

제주를 하루에 갔다왔다는 동네 동생의 말을 듣고

정말이지 즉흥적으로 에어로케이 항공에 들어가 티켓을 끊었다. 

갈때 1만원, 올때 2500원. 물론 유류세...뭐 이런거 더하면 둘의 왕복 항공비는 9만원이 채 안된다. 

랜트 37200원. 

2주 남겨놓고 티켓팅!!

드디어 6월 18일. 제주도로 고고

 

아침 8:20 출발해서

제주에서 저녁 9:25에 청주로 오는 일정이다. 

 

이번 여행은 작은 책방여행이다. 

제주 동쪽 종달리 쪽. 소심한 책방과 책방무사 2곳을 둘러본다. 

낮엔 너무 뜨거우니 

책방 가기전 숲으로.

비자림. 

평일이라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고. 

천년의 나무들일까?

빼곡한 숲 길 안에서 

정말 제주도는 우리나라의 소중한 보물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이 섬 안에 이런 숲이 숨어 있다니. 

제대로 숲 치유 중. 

 

비밀의 숲 포토존을 찾으러 갔지만 

이미 너무 덥고 힘들고, 방향도 잘 못 찾아

목적한대로 소심한 책방을 찾아 나선다. 수상한 소금밭 간판 아래 소심한 책방이라는 간판이 달렸다. 

이름이 딱 들어맞는 책방이다. 

예전 종달리가 소금밭으로 유명했다고. 

책방 주인의 정성과 솜씨가 곳곳에 닿아 

스르르 책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선 자리에서 그림책 몇 권을 보고, 

한창 책에 몰두해 있는 남편 사진도 몰래 찍고, 별책방에 도움이 될까 책전시며, 소품전시며.... 빠르게 스캔하고 

쉴새 없이 사진에 담는다. 

남편은 <풍경의 깊이>, 강요배. 난 <문득>, 오세나 

남편에게 책을 선물해주고 나에게는 그림책을 선물했다. 책 선물은 줄 때도 받을 때도, 내가 살 때도 기쁘다. 

책방 주인에게 남편과 투샷 사진을 부탁하고, 

오래오래 그 곳의 전경을 마음 속에 담아 두며 '안녕' 인사한다. 

 

책방 무사로 가려고 차를 돌리다가 무심코 오래된 팽나무 아래에서 

스냅사진을 찍고 있는 신혼부부 발견. 

옷차림도 과하지 않고 담백한 그들을 따라 우리도 그와 같이 세상 정직하게 서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주차하는 도중 그들은 마을 골목길로 떠나버렸다. 

남편이 나만 몇 컷 찍어주고 

말로만 들었던 종달리 마을 길 산책을 우연찮게 하게 되었다. 

길지 않은 골목들엔 옛 모습의 집이 있고, 그 집을 개조해 작은 가게들이 여러개 보였다. 

길을 가던 중 소품가게 앞에서 주인을 맞닥뜨린건 어쩌면 행복한 기억을 돌아볼 수 있게 한 인연은 아닌지. 

가게 주인인 부부를 따라 들어갔더니 카페에서 2만원은 족히 받았을 음료와 간식이 나온다. 

귤을 직접 재배한 걸 손수 만들어주었고, 카나페에 올린 잼도 직접 만든거라고. 

그 곳에 있는 건 다 만든거라니 손수건이며, 앞치마며, 가방이며 그냥 정스럽다. 

앞치마와 가방 앞에서 뭐로 정할지 몰라 할때 남편이 정해준 가방. 4만원. 얻어먹은거 생각하면 아깝지 않은 가격. 

제주의 당근이 들어가 있는 가방인데 제법 많이 담기고 이쁘다. 남편의 선물. 고맙다. 

10년 뒤에 다시 오는 건 너무 늦다는 주인장의 말을 뒤로 하고, 다시 찾고 싶다는 마음을 남기며

채방무사로 고고!!

 

책방무사는 요조가 운영하는 책방이다. 

요조의 인스타를 예전부터 팔로우하고 있었던 차라 웬지 많이 익숙한 느낌.

그래도 구석구석 새로운 것들에 눈이 분주하다. 

한창 더운 시간. 

여기저기 둘러본 후 여유롭게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 씩. 

잘생긴 개가 남편 발 밑에 자연스럽게 자리했는데 내가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바로 다른 곳으로. 

사진 찍히는거 싫어한단다.

마음이 맑은 사람이라 동물들이나 아이들이 자기를 좋아한다는 남편의 말을 귀엽게 듣고. 

들어올 때 보아두었다는 초등학교 탐방. 

수산초등하교. 

100년을 넘었을 듯한 오래된 나무들과 널찍한 잔디가 인상적인. 

정갈하고 깨끗한 학교에 완전 반해버렸다. 

들어가는 교문 앞에서 한 초등학생의 인삿말. " 안녕하세요?"

"어, 안녕. 너 엄청 좋은 학교에 다니는구나!!"

괜한 인사치레가 아닌, 정말 진심을 다한 말이었다. 

학교 잔디에 놓인 축구공을 몇 번 차는 남편과 여기저기 사진을 찍고. 

이런 제주의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할까를 생각했다. 

때마침 아들과 딸에게 나란히 전화가 오고.... 나중에 함께 오면 좋겠다. 

아쉽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 나오면서 감지한 불길한 상황. 

윽. 여기 학교 앞인데... 불법주정차!! 책방무사 앞 도로옆에 차를 주차했는데....

하필 이곳이 학교 앞 사거리 부근. 왜 둘다 인지하지 못한 것인가?

인터넷을 찾아보니 벌금 무려 12만원!!. ㅜㅜ

제일 싼 티켓을 구하기 위해 그리 애썼건만 그 배로 경비가 들어가는 꼴이 되었다. 

 

중간에 랜트카 사고 난걸 보니 

그나마 벌금내는 걸 감사하는 걸로 마음을 다독여 본다. 

시간이 별로 없어 바다는 해안도로를 타고 구경하는 걸로 끝냈다. 그게 좀 아쉽다. 바다로 가라앉는 노을도 보고 싶었는데.

 

랜트카를 반납하고

셔틀버스 기다리는 20분 동안 빠르게 맥도날드 햄버거. 

곧 버스가 온다는 말에 입으로 우겨넣고... 공항도착. 

아이들에게 줄 초콜릿 하나 사고, 남편은 만다라덕 백백 하나 사고... 여행을 끝낸다. 

 

꿈결같은 여행이었다. 

남편과 마음 편한 여행이라 더욱 행복했었나 보다. 

 

2024.06.18.

비자림 숲 길. 빛과 색이 만드는 길
비자림. 천 년의 숲.

비자림 일대 카페 '제주소녀'. 소녀는 없고 제주 아저씨만 있네. ㅋㅋ

수상한 소금밭. 소심한책방. 소심한 사람들도 들어갈 수 있는 편한 곳.

책읽기 몰두. 남편.

종달리 소금밭. 올레 코스

종달리 마을

종달리 마을
이걸 서비스로 주신다구요. 안 살 수가 없네.

책방 무사. 요조님은 육지에 더 많이 계시다고. 육지라는 말이 익숙한 섬사람들. 

이 개 이름이 뭐였더라. 

초등학교. 오래된 나무 아래

수산초등학교. 정말 예쁘게 관리되고 있는 학교. 오래오래 남아있으렴. 

노을은 공항에서 

 

 

 

부자
빛의 향연
보리수나무 한 폭의 그림이구나
말티재에서 본 꼬부랑길
아들

이틀 낚시를 하고 온 남편이 미안했는지

일요일 오전 집에 오더니 오후에 커피 마시러 가자고 한다. 

 

"나 돈 없어."

드라이브를 시켜주면 커피는 으레 내가 사는 식이었는데

월급을 하루 앞두고 이젠 정말 카드로 빚지지 말자는 심산으로 나가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런데... 본인이 사겠단다. 커피 하나 못사주겠냐고. ㅎㅎ. 

 

아들을 앞세워 함께 나섰다. 

조치원 정수장을 개조한 방랑싸롱이라는 데 가고 싶다고 했지만 

조치원은 가고 싶지 않다는 남편의 말에 행선지 보은으로 변경. 

그럴거면 왜 나한테 물어보시나요? ㅎㅎ

보은 읍내 투썸 커피숍에 들러 드라이브 하는 걸로 이야기를 했는데...

길을 나서더니 속리산에 가기로 한다. 

아들이 갑자기 김제 금산사를 얘기하는 바람에 거길 가긴 너무 멀고

속리산 법주사도 오랫동안 가보지 않은 터라 가기로 했다. 

언제 갔더라.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엄마 모시고 친정 식구들과 한번 와본 듯 하고.

그보다 더 선명하게 남는 기억은 아들 가졌을 때 배가 산만해서 

순완언니랑 남편이랑 함께 왔을때. 절까진 들어가지 않았고 입구에 맨발로 걸을 수 있게 해놓은 곳을 걷다가

찻집에서 차를 마시고 온 기억이 있다. 지금 보면 찻집이 절 코앞에 있었으니 절까진 걸어갔나 보다. 다향茶香

 

각자의 머리에 메모리된 기억을 조금씩 나누며 도착. 

예전보다 활기차 보이는 법주사 입구. 사찰 입장료를 안받는다니 관광객이 더 늘었을까?

사람들로 제법 북적북적인다. 

차를 주차하고(주차비 5000원. 주차비가 세상에서 제일 아깝다는 남편에게 그냥 주차하고 가자고!!)

천천히 사찰을 향해 오른다. 

입구가 이렇게 좋았나? 

기분 탓일까?

아님 오늘 유난히 청명한 하늘과 기분 좋은 바람 탓일까?

 

사찰도

모든 공사가 끝나고 평온하다. 

위압감이 드는 금색의 대형 부처님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았지만 

꽃을 한가득 피워, 무게가 느껴질 만큼의 꽃이 핀 보리수 나무 아래 망중한을 즐긴다. 

바람도 좋고, 멀리 보이는 굽이굽이 능선도 부드럽다. 

벌이 빼곡히 들어차 열심히 제 할일을 하고 있어 보리수 나무 아래는 어느때보다 조용하다. 

같이 못 온 딸아이에게 미안하고 좀 아쉽다. 

마음 속으로 올 해 꼭 원하는 대학 가자 외친다. 

 

한참 앉아 있다가 내친 김에 산책. 세조길을 걷기로 한다. 

그 전에 다향에서 연꽃빵?과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먹고 숲길을 걷는다. 

너무 좋다. 숲길따라 흐르는 시간이 이렇게 평안하고 행복할 수가. 

중간에 저수지를 품고 있는 산책로도 예쁘고 아기자기하다. 

문장대 정도의 높이까지 다녀온 듯한 등산객이 여기저기 벤치에 널브러져 낮잠을 즐긴다. 

숲이 주는 최고의 선물 아닌가. 

 

그래도 29~30도를 육박하는 날씨다 보니 

내려올 때는 땀이 흥건히 고이기도 한다. 

서둘러 가자. 저녁해야 함. 

 

오는 길에 말티재 고개에서 꼬부랑길도 아들에게 시전하고

집으로 오는길. 

컨디션이 좋았나 보다. 반나절 짧은 시간이었지만 남편과 아들과 함께 걸을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 

 

2024.06.16.(일)

 

딸아이 학원 일정을 빼고

모처럼 완전체가 되어 외출에 나섰다. 

청강대 공모전 작품을 어제 끝냈다고

그냥 하루 푹 쉬게 하자는 남편의 말에

원래는 2시까지 3타임을 하기로 했던 약속이 흔들리며

결국 학원은 하루 빠지는 걸로. 

그래. 하루 푹 쉬고 다시 충전해서 잘 해보는걸로. 

 

통신사를 바꾸면서 

받게된 상품권을 쓰러 대전 신세계로 고고!!

 

밑창까지 갈라진 신발을 오랫동안 신었던 딸을 위해

신발을 하나 장만하고 

7월초 독일에 가게 될 아들을 위해 반팔 셔츠 2개와 청바지를 하나 샀다. 

아이들이 자기 기준이 명확해 

옷 사기가 수월하다. 

그건 아빠를 닮아 자기 취향이 확실하다. 

나만 옷 고르기가 아주 힘든. 하도 지적을 받다보니 내 취향이 뭔지도 이젠 잘 모르겠다. 

ㅎㅎㅎ. 

 

복잡한 푸드코트에서 먹을지, 나갈지 씨름하다 결국 어렵게 자리를 잡고 푸드코트 음식을 먹었는데

남편은 완전 최최악의 음식이었다고. 

너무 느끼해서 정말 죽을 맛이었나보다. 

사람많은 데를 싫어하는 남편과 같이 있다보면 괜히 가족들 모두 신경을 쓰게 되어

찬찬히 고를 수가 없게 된다. 

아무튼, 아이들도 그런 아빠의 영향을 많이 받는지

아들은 계속 나가자고 짜증을 내고, 딸애는 푸드코트에서 돈카츠를 먹자고 하고. 

이미 시간이 점심때를 지나고 있어, 그냥 먹자고 한 것이... 최악의 메뉴라는 사단을 내고 말았다. 

난 딸과 돈카츠를 먹었는데 그런대로 먹을 만. 

하여간 외식으로 8만원 좀 안되게 쓴거 같다. 미친 물가. 

 

가리고 했던 카페 은운리는 너무 멀어 세종쪽으로 차를 돌려

남편이 일할 때 가본다는 겔러리 아미라는 카페로. 

네명의 음료값 18,500원. 

주말마다 나가면서 음료값이 매주 꽤 나간다. 

윽. 돈은 벌써 떨어졌는데... 또 이렇게 카드로 쓰고 있다니. 

아무래도 주말에 쓰는 비용을 줄여야 겠다. 

하긴 이런데도 제주도 가겠다고 항공권 끊고, 랜트까지 했으니. 

 

왜 살림이 규모있게 안되나 모르겠다. 

아들도 집에 있으니 생활비도 더 들고. 딸한테 조금씩 들어가는 것도 표안나게 계속 들고. 

난.. 옷도 제대로 못사는데 왜 손 안에 모래처럼 돈이 스스르 새는 걸까?

카드 제로에서 시작하기로 한 결심은 또 무너졌다. 

다시 빚을 지고 시작해야 하는... 다음 달. 

흑. 슬프다. 

 

2024.06.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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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반토막? 그 정도는 아닌 듯. 1/3은 줄어든 인원이라야 맞겠다. 

동문 체육대회는 내가 대학을 다녔던 20대부터 줄곧 함께 해온 정말이지 역사를 자랑하는 체육대회다. 

후배들의 명맥은 애저녁에 끝이 났고, 

이제 70년대, 80년대, 90년대 학번들로 50대가 훌쩍 넘긴 머리 허연 사람들 뿐. 

함께 나이들어가고  늙어가고 있는 중. 

한때는 그네들의 아이들로 더없이 북적이고 요란했던 체육대회가 

이젠 경로잔치 마냥 대부분은 앉아서 술마시고, 이야기 하고, 

체육대회 경기도 컵쌓기, 계란판에 공 넣기...이런 것들이다. 

그래도 본 행사 전 족구나 줄다리기는 계속 되고 있으니 

아직은 힘쓸만한 나이들이라는 안심도 든다. 

 

작년이 30주년이라 행사가 좀 컸고, 

올해는 적당히 적게? 왔다. 

그래서 경품도 푸짐히 탔다. 전보단 경품의 가격대가 좀 낮아지긴 했지만

휴지랑 세제랑, 이불이랑 쓸만한 거 많이 가지고 간다. 

남은 맥주까지 알뜰하게 챙긴 체육대회

 

자리를 함께 정리하고 

동기들과 학교 안 카페에서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커피 한 잔씩 하고. 

오랜만에 만나도 늘 반갑고 그리운 친구들. 

올 해 고3들을 위한 치성여행은 어디로 갈지 함참 얘기했다. 

천안 태조산, 서울, 혹은 송도. 호캉스 얘기도 나오고. 

아무튼... 그때까지 건강히 잘 지내자!!

 

 

2024.06.06.(수)

 

날이 더워지는 걸 보니 6월 6일이 맞다. 

징하게 덥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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