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도 더 지난 여행이었던가?
남편 동기모임으로 여러가족이 갔던 2박3일 여행은 여러모로 마냥 편한 여행은 아니었다.
가뜩이나 자기 주장 강한 친구들이 모여 제주로 떠난 여행이다 보니
여행 코스며, 먹을거며 이러저러한 불협화음으로 남았던 여행.
작년에도 2박3일 강원도 여행이 있었지만
우리집을 포함해 몇 집은 1박 2일 정도 하는식이었다.
이번은 아예 KTX 열차로 이동하고, 현지에서 랜트를 하는 방식으로 하니
좋든 실든 모두 운명공동체처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다들 50중반이 넘어가는 나이라 좀더 유해진걸까?
나이들어 유해질린 없고
나 나름대로는 모임을 준비하고 진두지휘한 남편의 공이 8할은 된다고 본다.
그동안 인덕을 많이 쌓았나 보다. 기특한 사람. ㅋㅋㅋ
여행은
목포-해남 일대 여행이다.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 내내 비와 함께 지내야 했지만 그마저도 운치있게 지냈다.
첫날 목포는 비가 오지 않아 캐이블카(목포 캐이블카 고하도 전망대-북항승강장, 유달산승강장, 고하도 승강장)도 타고, 아기자기 골목 투어도 했다.
저녁으로 은정언니가 추천한 금어랑은 이모카세처럼 주인장이 코스별로 음식을 내놓았는데
살면서 이처럼 맛있게 먹어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정말 진심을 다해 맛있게 먹었다.
삼치회, 청어알, 삼합, 세발 낚지.... 정말 산해진미가 따로 없다.
잘 먹긴 하나 그렇게 미식가는 아니라 아무거나 잘 먹는 편인데... 이번은 정말 행복할 정도로 맛있게 먹은 거 같다.
역시 남도는 맛이다.
둘째날부터 비와 함께 시작한 우중여행.
해남 미황사 시작
고산 윤선도 박물관에서 재즈 공연, 그 옆 찻집에서 커피 한잔!
자화상으로 유명한 윤두서 그림을 보러 갔다가 해남 윤씨 가문이 남긴 문화 유산을 소장 전시하는 박물관까지 가게 되었다.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지국총지국총 어사와~~~ 고등학교 고전 시간에 배운 기억이 나서 반가웠다.
공재 윤두서는 윤선도의 증손으로 조선 후기 회화사에 중요한 인물로 평가, 특히 강렬한 얼굴 표현으로 유명한 <윤두서 자화상>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마침 이날 재즈공연을 하고 있어, 공연을 좀 관람하느라 바깥은 돌아보지 못해 아쉽다.
녹우당, 오우가 정원, 비자나무숲까지 있다는데.. 다음에 다시 들러보고 싶다.
저녁먹고 숙소 와서 술한잔.
처마 끝으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오래도록 정겹다.
차에선 내내 2박3일은 너무 길어라고 말하던 사람들 다 어디갔나 싶을 정도로
팬션은 오래된 여관집 같은 데 고즈넉하니 분위기는 좋다. 그리고 목포에서 밤새 시달렸던 모기는 없는 듯.
밤에 잠은 몹시 설쳤지만(이런, 그 언니가 코를 그렇게 기세좋게 시종일관 골 줄이야. ㅜㅜ)
마지막 날
대망의 대흥사를 끝으로
여행 끝!!
길다. ㅎㅎ
길었지만
즐거운 여행이었다.
이렇게 비가 내내 왔는데도 짜증 없이
모두 유쾌하게 잘 지냈다.
2026.10.2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