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해서 2시간도 안되어 올라온 부고 문자.

 

후배가 죽었단다.

3년 전 아내를 먼저 보내고 

혼자 씩씩하게 아들을 키우고 있었는데

중간에 암투병도 하고 

정말 몇 년 동안 힘든 일이 그를 계속 괴롭히더니

 

그래서 

힘들어도 누구보다 잘 살아낼거라 생각했는데...

죽음을 선택했다고 한다. 

 

다섯살이나 어린 학번이라 

살갑게 챙기는 후배는 아니었으나

예의바르고 잘 웃던 너의 미소가 지금도 선한데

믿을 수 없는 슬픈 일이다. 

 

마음이 아파서 좀처럼 일을 손에 잡기가 힘들다. 

 

그런 슬픈 일을 접하던 중

울 딸은 일본어 언어 자격시험에 합격했다고 톡을 올린다. N4라 낮은 등급이지만 정말 처음으로 받아든 합격 소식에

온 가족이 축하와 기쁜 마음을 보탰다. 

스무살이 넘어 처음으로 받아든 성취감일지 몰라 

그 성과가 정말 태산 같은 느낌이다. 

 

오늘 정말 이상한 날

슬픈 일과 기쁜 일을 동시에 접하고 마음이 어지럽다. 

물론, 슬픈 마음이 모든 걸 잡아삼키는 느낌이긴 하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가까이 사는 후배와 전화통화를 하고 나니 더 마음이 아프다. 

 

2026.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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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때문일까?

주식 때문일까?

 

퇴근을 하니 남편은 소파에 누워 자고 있다. 

인기척에 깬 남편과 잠깐 눈인사를 하고

저녁 준비.

 

걸어서 퇴근했는데

아직 기운이 남아있다. 조금 습도가 내려간 듯 하다. 

여전히 더운건 매한가지

옷을 갈아입고 센 선풍기 바람에 잠깐 한숨 돌린다. 

 

하루 낚시를 다녀온 남편이니

좀 먹을 걸 해야겠다는 생각에

불고기 전골, 노각 무침, 단호박을 애써 했다. 

저녁이 늦어지는 지 

뭘 많이 하냐먀 얼른 저녁을 먹자고 한다. 배고프단다. 

여기서 1차 열받음.

 

8시가 다되어 말없이 저녁을 먹었다. 

딸아이는 조금 먹고 들어가고

거의 다 먹었을 때쯤

에어컨을 키면 머리도 아프고 몸이 않좋다는 말에

그럼 끄라고 했던 것이 발단이 되어 투닥!

내가 너무 퉁명스러웠나?

님편은 더운데 에어컨을 끄자는 건 아니고 그냥 힘들다고 말한 것 뿐이라고. 

그럼, 뭐 어쩌라는 건데. 

끄면 덥고, 키면 몸이 않좋다니... 환장할세다. 

 

식탁엔 보건소에서 타왔는지 약봉지가 한꾸러미다. 

두통약이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하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귀찮아서 그냥 그렇다고 한 것 같다. 

 

주식이 8천, 9천으로 오를 땐 아주 구름 탄 것마냥 신나하더니

5천대로 떨어지니 매사에 짜증이 나는 거 같다. 

그런 이유는 분명 아니라고 했지만 가장 핵심 감정이 아닐까 싶다. 

 

알아서 투자를 잘 하던 남편이었는데

이번 주식장은 온 국민의 곡소리처럼 우리도 많이 꺾였다. 

수익은 있지만 이전에 고점을 생각하면 정말 속상한 건 어쩔 수 없다. 

 

이래저래 말이 날이 서 칼로 베이는 기분이다. 

 

일이 없어 매번 낚시를 가고, 늘 주식장만 보고, 미래가 불투명 하고,....

그런 남편을 보는 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맘 속으론 '올 해는 당신의 안식년이야. 편히 쉬어.'라고 말하지만

불현듯 짜증과 불안이 일기도 한다. 

퇴근하고 와서 밥하고 설거지 하다 보면 사람이 미치는 것이다. 

그래서 막 짜증이 일기도 한다. 

다시 시작된 갱년기인지 더위도 더 많이 타고, ...

윽... 모든 것이 짜증, 짜증..

 

그래서 아무 말도 안했다. 

저녁 이후로 아무 말 없이 그냥 내 한 일만 한다. 

쓰레기도 본인이 버린다는 소리도 그냥 무시하고 내가 다 했다. 

그냥 나도 짜증나고 힘들다는 소리 없는 아우성 같은 행동만 하고. 

 

오늘은 

아파트 옵션 계약을 하러 가기로 했는데...

또 별 일 없다는 듯이...그렇게 지나가겠지. 

 

 

7월 26일 기록

내내 하지 않던 짓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운동은 데일리로 습관을 들여야 할 건데... 난 그렇지 못하다. 

무기력과 더위와 바쁨을 핑계로 차일피일 여차저차 미루다 보면

어느새 달리기는 저 먼 곳으로 가고 없다. 

 

그러다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자극을 받을라치면 

이래선 안되지 싶어 다시 운동화 끈을 고쳐 메고 달리기를 한다. 

 

회계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새언니가 바쁜 업무가 끝나고 2km 정도를 달렸더니

아프던 몸이 거짓말처럼 나았다라는 말을 듣고

 

그래...

달리기를 처음할 때 온 몸이 열리는 듯한 짜릿한 맛이 있었지. 

그때 마디 하나하나가 다시 맞춰지는 기분이 들어 매우 신기했지.

그런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달리기의 매력으로 빠져들 준비를 하는 것이다. 

아마 그건 기억을 쫓아 어떻게든 달리고자 하는 의지를 올리기 위한 방편이지만 말이다. 

 

저녁할 시간을 계산하여 오후 5시에 집을 나섰다. 

여전히 이글이글 덥고 습하다. 

다행히 마을을 가로지르는 긴 천을 따라 그늘진 산책길이 있어 걷고, 달리기 딱 좋은 코스가 있다. 

한 바퀴에 800m정도. 1km가 안되는 산책로를 쉼 없이 달린다. 

언제든 한바퀴가 어렵다. 잘 인내하면 더 뛸 수가 있다. 

휴대폰에서 3km를 알리는 신호음이 울려 오늘 그만할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더 많이 뛰고 있는 중년의 남성들을 보니 조금 더 버텨보기로 한다. 

3.8. 됐다. 

오랜만에 뛰니 온몸이 무너질 듯 힘들다. 

나대는 심장을 다스리기 위해 한바퀴를 다시 천천히 걷고 달리기를 마쳤다. 

 

뭐든

맨 처음의 감동과 신선함은 없다. 

그래도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아직은 내 몸이 할 수 있는 무엇이 있다는 것이 안심이 된다. 

달리기!!

달려보자!!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시 읽고 싶어 졌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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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

제미나이 검색. 

무기력증은 몸과 마음에 에너지가 바닥나면서 의욕이 생기기 않고, 사소한 일조차 버거워지는 상태.

만성적인 피로, 스트레스, 번아웃, 혹은 감정적 소모가 클 때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신체적, 심리적 신호. 

 

이 시기를 좀더 편안하게 지나보내기 위해

1. 마음의 부담 내려놓기

-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허락하기

- 기준 낮추기 : 세수만 해도 성공이다. 이불개자

 

2. 가벼운 신체 자극하기

- 햇볕 쬐기 : 하루에 10~15분 정도 가볍게 산책. 햇볕을 받으면 세로토닌(기분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 분비

- 가벼운 스트레칭

 

3. 일상의 작은 루틴 유지하기

 

4. 감정 돌보기

 

 

검색한 내용이다. 

무기력에 크게 빠지진 않았으나

저 어딘가에서부터 조금씩 스멀스멀 올라오는 느낌. 

 

재밌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1. 블로그에 글을 좀더 자주 쓴다. 

2. 데일리로 할 수 있는 업무를 한다. 없을 땐 데이타 정리정리. 

3. 책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읽는다

4. 액티비티를 찾자. 윽. 러닝? 근데 너무 덥고 지치니 엄두가 안난다. 

수영? 어디서? 이것도 엄무가 안나네. ㅜㅜ

실망하지 말고, 지금처럼 걷기라도 꾸준히 하자. 

5.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반차라도 나에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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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재치기를 하고, 콧물이 흐르던 것도 좀 됐다. 

누런 코를 여기저기 뿌리고 다녔는데도 우린 아무도 병원을 데려가지 않았다. 

주말 사이 폴의 상태가 많이 않좋아져 어제 남편이 폴을 데리고 다니던 동물병원에 갔다. 

 

엑스레이, 혈액검사, 영양제, 항생제... 

10시에 가서 12시 30분까지 있었다고 하니

아이의 상태가 정말 심각했던 모양이다. 

염증수치가 많이 높았나보다. 

 

집에 와서 호흡기 가쁘면 대학 동물병원으로 데려가라고 했단다. 

 

집에 와서 보니 

주말 보단 조금 기운을 차린 듯

그래도 여전히 누워있고, 힘이 없다. 

한쪽 눈도 좋지 않다. 

밥 맛이 없는지 평소에도 먹기 싫어했던 유리너리 사료는 아예 먹으려고 들질 않는다. 

집에서 츄르를 계속 줬던 모양이다. 

 

아이가 이렇게나 힘들어하는 걸 보니 속이 쓰리고 아프다. 

 

진작 병원에 데려갔으면 폴이 이렇게 아프진 않았을텐데...

저번에도 그렇고 우린 왜 제때 애를 병원에 안데려갔을까?

 

또 뒤늦은 후회다.

 

폴이 잘 이겨내길, 

부디 큰 병원 가지 않고, 잘 이겨내길 빈다. 

나도 폴에게 좀더 다정하게 해줘야지. 

요즘엔 맨날 귀찮아했는데....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다정하게 돌봐줘야겠다. 

 

 

20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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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하루키의 에세이는 참 담백하다. 

그가 쓰는 글자를 따라 배경도 같이 등장하는 듯 하다. 

 

오후의 잔디밭, 초록빛 구릉지가 한없이 이어지고 그곳에 달라붙듯이 집들이 늘어서 있는

 

어느 집에나 정원이 있고 어느 정원에나 잔디가 자라고 있었다. 

 

모든 것이 여름의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는....

 

그런 곳들. 

 

마지막 잔디를 깎는 그 집은 어떤 이유가 있을까?

....

모든 것이 청결하고 잘 정돈되어 있었다. 나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슬픔에 빠졌다. 

어쩐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없다. 

....

애인을 떠나보낸 화자도, 여자아이의 방을 보여준 그 집 주인여자도

별다른 이유 없이 슬픔이 보인다. 

이별은 어떤 이유에선가 아픈일. 

시간이 지나 모든 것이 잊혀져도 그 시간의 냄새는 잊을 수 없을 듯.

 

 

 

<세계를 건너서 너에게 갈게>, 이꽃님, 문학동네

 

과거로 타임리프하는 이야기는 참 많다. 

 

요즘은 쓰지도 않는 편지가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과거로.

예전에 이 비슷한 일본소설이 있었는데..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이었나? 

빨간 그 책을 재밌게 읽은 적이 있다. 세세히 생각나진 않지만. ㅎㅎ

 

책 내용은 

말 그대로 기적!!

시공간을 넘는 그 기적이 이해와 치유, 그리고 성장의 과정.

엄마 은유와 딸 은유의 편지.

나도 읽으면서 중간정도 쯤... 엄마 은유가 아빠 현철을 찾는다고 만났을 때

그때부터 아~~ 엄마와 딸이구나 싶었다. 

예상이 되니 맥빠지는 기분은 어쩔 수 없었지만....

 

쉽게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어 짬짬히 보기 좋았다. 

감동도 있고. 

.........

너와 내가 사는 세계의 시간들이, 

그 모든 순간이 모여, 

있는 힘껏 너와 나를 이어 주고 있었다는 걸...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모르는 번호로 온 부고문자.

고인의 이름을 한참 뚫어지게 쳐다보다 

아, 선생님!

 

도서관 봉사자로 만났으니 10년 인연이다. 

도서관을 재오픈했을 때 선생님은 내 일처럼 기뻐했고

또 매주 금요일 오후에 그 자리에 계셨다. 

오전 봉사자 선생님도 같이 모셔왔고, 

책을 서가에 꽂는 일도 선생님의 도움이 컸다. 

매 주 텃밭에서 가꾸는 야채를 챙겨오셨고, 한움큼씩 나의 품에 안겨주셨다. 

오전선생님은 빵이며 떡을 만들어오셔서 

매주 금요일은 어쩐지 동네 잔칫날인 듯...그렇게 도서관 앞에서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는 게 즐거웠다. 

 

딸아이 진로며, 나의 일이며 고민됐을 땐 선생님을 따라

괴산의 작은 암자도 같이 찾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도 선생님 몸 속엔 작은 암덩어리가 자리했었는지도 모른다. 

이상하게 좀 피곤하다고 하셨는데... 그 땐 전혀 알 수 없었을 때. 

암자의 스님이 나를 보며 대뜸 유방암검사를 받으라고 했을 땐.... 몇 년 째 받지 못한 유방초음파를 걱정하며 

그저 내 얘기가 중심이 되어 선생님 차를 타고 돌아왔기도 했다. 

 

같은 췌장암으로 목요일 자원봉사 선생님을 보내고 

서로 마음 아파하다가 웬일인지 선생님 겨드랑이부터 등짝이 아프다고 했다. 

예전의 통증이 아닌듯 겁이 나서 검사를 해야겠다고 했는데... 

그게 췌장암이었다. 

다행히 수술할 수 있다고 해서 선생님은 서울 큰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으셨다. 

하지만 생각보다 암크기가 커 췌장 전체를 드러내 항암 하는 것도 쉽진 않았다. 

서울 병원과 청주 병원을 오가며 투병을 했고, 작년 연말 쯤 도서관 봉사자 식사 때 선생님도 자리를 같이 해서 

얼마나 다행이고 기뻤는지. 조금만 더 견디면 괜찮을 줄 알았다. 

 

선생님과 통화를 언제 했더라. 올 초였나보다. 

그리고 

4월 즈음 우리병원 호스피스병동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도 차마 선생님을 찾을 수 없었다. 

선생님이 애써 감추고 싶지 않았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선생님을 뵈러 가지 못했다는 핑계를 대고 있던 날들.

이번주 화요일 봉사선생님을 만나면 같이 가뵐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부고 문자를 받다니. 

 

호스피스 선생님과 조문을 잠깐 다녀왔다. 

영정 속 선생님은 너무 꽃같고 어여쁘다. 

65세. 여전히 아름다울 나이에  그렇게 힘들게 암투병을 하고 한없이 작아진 몸으로 생을 달리했다. 

 

선생님, 

많이 보고싶을 거에요. 

그 곳에선 아프지 말고, 남들 돕는것보단 선생님거 잘 챙기면서 즐겁게 지내시길 빌께요. 

 

 

2026.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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