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때문일까?
주식 때문일까?
퇴근을 하니 남편은 소파에 누워 자고 있다.
인기척에 깬 남편과 잠깐 눈인사를 하고
저녁 준비.
걸어서 퇴근했는데
아직 기운이 남아있다. 조금 습도가 내려간 듯 하다.
여전히 더운건 매한가지
옷을 갈아입고 센 선풍기 바람에 잠깐 한숨 돌린다.
하루 낚시를 다녀온 남편이니
좀 먹을 걸 해야겠다는 생각에
불고기 전골, 노각 무침, 단호박을 애써 했다.
저녁이 늦어지는 지
뭘 많이 하냐먀 얼른 저녁을 먹자고 한다. 배고프단다.
여기서 1차 열받음.
8시가 다되어 말없이 저녁을 먹었다.
딸아이는 조금 먹고 들어가고
거의 다 먹었을 때쯤
에어컨을 키면 머리도 아프고 몸이 않좋다는 말에
그럼 끄라고 했던 것이 발단이 되어 투닥!
내가 너무 퉁명스러웠나?
님편은 더운데 에어컨을 끄자는 건 아니고 그냥 힘들다고 말한 것 뿐이라고.
그럼, 뭐 어쩌라는 건데.
끄면 덥고, 키면 몸이 않좋다니... 환장할세다.
식탁엔 보건소에서 타왔는지 약봉지가 한꾸러미다.
두통약이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하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귀찮아서 그냥 그렇다고 한 것 같다.
주식이 8천, 9천으로 오를 땐 아주 구름 탄 것마냥 신나하더니
5천대로 떨어지니 매사에 짜증이 나는 거 같다.
그런 이유는 분명 아니라고 했지만 가장 핵심 감정이 아닐까 싶다.
알아서 투자를 잘 하던 남편이었는데
이번 주식장은 온 국민의 곡소리처럼 우리도 많이 꺾였다.
수익은 있지만 이전에 고점을 생각하면 정말 속상한 건 어쩔 수 없다.
이래저래 말이 날이 서 칼로 베이는 기분이다.
일이 없어 매번 낚시를 가고, 늘 주식장만 보고, 미래가 불투명 하고,....
그런 남편을 보는 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맘 속으론 '올 해는 당신의 안식년이야. 편히 쉬어.'라고 말하지만
불현듯 짜증과 불안이 일기도 한다.
퇴근하고 와서 밥하고 설거지 하다 보면 사람이 미치는 것이다.
그래서 막 짜증이 일기도 한다.
다시 시작된 갱년기인지 더위도 더 많이 타고, ...
윽... 모든 것이 짜증, 짜증..
그래서 아무 말도 안했다.
저녁 이후로 아무 말 없이 그냥 내 한 일만 한다.
쓰레기도 본인이 버린다는 소리도 그냥 무시하고 내가 다 했다.
그냥 나도 짜증나고 힘들다는 소리 없는 아우성 같은 행동만 하고.
오늘은
아파트 옵션 계약을 하러 가기로 했는데...
또 별 일 없다는 듯이...그렇게 지나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