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하루 휴가를 내어 친구와 함께 버섯을 따러 갔다.
점심나절에 걸려온 전화에선 사뭇 신남이 뚝뚝 떨어진다.
요즘은 어딜가도 잘 전화하는 일이 없는데
기분이 좋긴 좋았나보다.
날씨도 좋고, 싸간 편의점 김밥도 맛있고, 무엇보다 친구와 수다 떨며 버섯 따는게 여간 재밌는게 아닌가 보다.
역시 그의 로망은 자연인인가? ㅎㅎ
능이버섯, 큰갓버섯(동그란 것이 방석처럼 푹신하다)은 살짝 데쳐 기름장에 찍어 먹고,
나머지는 살짝 데쳐 물에 담가놨다. 싸리버섯과 밀버섯.
능이버섯의 향이 정말 진하다.
맛은... 씹는 맛은 큰갓버섯이 좋다. 쫄깃하니 먹다보면 소고기를 부르는 맛.
능이도 밑둥은 아삭하니 식감이 제법 좋고, 입안에 향이 가득 머무는 것이 이래서 능이능이 하나보다.
개인적으론 큰갓버섯이 더 맛있다.
제법 큰 능이버섯은 신문지에 곱게 싸서 냉장고에 두었다.
주말에 아들이 오면 능이백숙을 해먹일 작정이다.
몸보신 하고, 다시 수능공부에 열중해야 한다.
아들은 밤에 카톡에 뉴진스 하니 사진을 여러장 보내면서
나보고 저장하란다. ㅋㅋㅋ
아이돌도 모르더니 아이브를 좋아해 몇 번 앨범을 사더니
이제 뉴진스까지.
친구들과 대화하다 아이돌문화를 전혀 모르고 있으니 바보취급 받았다며 이것도 아마 공부하듯 팠을 듯.
중1 때부터 시작된 사춘기도 왠지 책으로 공부했을 거 같은 아들의 귀여운 덕질이다.
귀여운 것.
2023.09.19.(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