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더 서늘해졌다.
하늘은 어쩜 이리도 파란지.
가을이다.
긴 여름 뒤끝에 만나는 진정한 가을.
그 한가운데 서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
오후 3시쯤 친구와 만났다.
친구는 5학년 아들을 데리고 왔다.
트레블린이라는 베이커리 카페에 갔다.
워낙 사람 많고 비싼덴 잘 안가는지라 처음 가본곳.
동네 엄마가 보내준 사진에서 본 것 같기도한 곳.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왜 이런 카페가 문전성시일까?
시골이었다면 논둑길을 마냥 걸었을
산이었다면 골 사이로 부는 바람에 내몸을 맡겼을.
빵구경, 사람구경 반.
2시간 동안 먹으며 친구와 노닥노닥.
정치와 사회에 관심이 많고 행동하는 내친구는 답답한 결혼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한다. 친구 중엔 아주 늦게 결혼해서 37에 첫아들을 낳고 4년 터울로 둘째 아들을 두었다. 오늘 함께 온 아들이 둘째다.
이쁘고 똑똑한 친구는 뒤늦게 결혼 상대를 만났는데 너무 가부장적이고 자주 욱하는 사람이라 친구를 힘들게 한다. 어제도 다툼이 있었다고. 둘째의 미묘한 표정변화에 내가 더 속이 상한다.
대학땐 내가 거의 학생운동에 미쳐 살았지만 지금은 그냥 관심없이 주어자 환경에 맞춰 살아가는 나에 비해 친구는 끊임없이 사회와 소통하며 실천해가고 있다., 그런친구를 보면 스스로를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친구가 행복하게 살았음 좋겠다
결혼제도라는 것이 우리 세대에겐 여전히 가부장적이고 봉건적이라 많은 의무와 일방의 희생을 강요한다. 답답하다.
친구 아들에게 용돈을 쥐어주고 헤어졌다.
가까이 친구가 있어 너무 좋다. 내가 더 많이 못 챙겨줘 미안할 뿐이다.
저녁을 먹고 아들과 오래 걸었다.
이제 수능 46일.
퀘스트를 하나하나 부시듯
그렇게 차근차근 공부를 해가고 있는 아이.
시험을 해결하는 원칙이 각과목마다 있고.
단순히 공부먀 하는게 아니라 방법까지도 분석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정말 철두철미하다.
좀더 일찍부터 서포트하지 못한게 못내 아쉽다.
아프지 말고 끝까지 열심히 하자.
사랑한다. 아들♥♥
2023.1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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