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이능이

오늘 간만에 오빠네를 초대했다.
남편이 추석전날 딴 능이로 백숙을 해서 함께 먹기로 한것.
술을 좋아하는 오빠와
술을 싫어하는 남편.
그냥 이 얘기 저 얘기 떠들며 악하지 못하고 다른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오빠와
긍정적인 전개, 논리적인 토론. 서운하거나 본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꼭 따져야하는 남편.
내가 남편을 대할 때 불편한 지점이 있는 것처럼 내 형제 또한 남편의 그런 지점이 편치 않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 형제들은 대화에 능숙하지 못하다. 아니 그보단 공감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그게 살아왔던 경험의 축적된 총량일까? 늘 가난에 눈치 보며 살아왔던 애초의 기죽음이 원인이었을까?
우리 가족은 서로 대화라는걸 해본적이 없었다. 아니 함께 놀이를 했던 기억도 없다.
위에 오빠를 제외하곤 나이 차이가 많은 이유도 있겠지만 우린 뭔가를 함께한 기억이 없다.
그냥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대를 밥이나 먹으며 살아내기 바빴던 것일까?
사람관계에서의 a부터 z까지가 너무 어렵고 벅차다.
타고난 자아도 영향이 있겠지만 이건 순전히 그놈의 가난 탓이고 아버지를 일찍 여윈 불쌍한 집안 사정 때문어었노라고 결론짓자.

그래서인지 남편이 오빠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게 싫다.  

피곤하다.

아들은 연휴에도 학교에 나가 공부를 했다. 거실이 왁자해도 공부는 계속된다.  

2023.1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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