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심, 볼펜심이 필요하다고 연락이 와서 딸 픽업가는 길에 남편과 함께 기숙사에 들렀다. 

9시 좀 안되어 도착하니 1층 정독실 창문 너머로 아들이 정말 맛있게 간식을 먹으며 

친구와 떠들고 있는 듯 하다. 딱 봐도 즐거워 보인다. 공부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힘도 들텐데

그마저도 즐기는 것 같아 얼마나 다행이고 고마운지. 

가끔 내 뱃속으로 난 자식이지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먹느라 도착했다는 카톡을 늦게 봐서 남편과 기숙사 문 앞에서 서성거리니 

잠시 후 나온다. 

크게 할 얘기는 없지만 그래도 좀 오래 얼굴을 보고 싶은데 아들은 빨리 가란다. 

공부하러 들어가야 한다고. 그러면서 왜 중간에 자꾸 오라는건지. ㅎㅎㅎ. 

그래도 보고싶은거겠지. 

 

이제, 기숙사 가는 날이 몇 번이나 될까?

 

금요일(27일) 석식 봉사, 28일 퇴소식 겸 퇴소, 11월3일 수능응원 선물차 방분, 11월 4일 퇴소, 11월 11일 완전 퇴소. 

딱 5번 남았다. 

오래된 동네라 학교 가는 길이 외진 곳이었는데

3년을 들락날락 하다보니 학교 가는 길도, 운동장도, 건물도 정이 들었나보다. 

이만큼 열심히 학교일을 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지만 

또래 엄마들과 만나 함께 얘기하는 시간도 즐거웠고, 

정보도 듣고. 무엇보다 아들의 내신과 수능을 함께 준비해 줄 수 있었던거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아들이 공부를 잘해서 누렸던 3년간의 기쁨이 아닐까 싶다. 

 

수능도 22일 남았고, 

기숙사 퇴소도 2주 정도 남았다. 

건강하게 잘 지내길. 마지막까지 열심히 해서 올해 꼭 대학에 합격하길 늘 기도한다. 

 

2023.10.2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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