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애 말대로 읽씹. 

보내 논 카톡엔 답이 없다. 

일방적으로 쏟아붓고. 실제 말로 했으면 뭔 대화도 안되고 일방적으로 화내고, 딸애도 화내고 말았을. 

 

작품 완성하기에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본인이 얘기해 놓고. 

그럼, 목요일에라도 와서 해도 된다고 선생님이 얘기했다고 본인이 말해놓고

막상 목요일이 되니 피곤하다고 안간단다. 

피곤해서 마라탕 사먹겠다고 나에게 당당히 전화를 했다. 

참 기가 막힌다. 

분명 어제 아빠랑 가서 하는게 좋겠다고 얘기까지 했는데 

이런 일이 일상이니 사실 갈거라고 생각은 안했지만 

적어도 지가 해놓은 말이 있으면 자존심이라도 챙겨서 지켜야하는거 아닌가?

가는 날도 아니니 꼭 갈 필요는 없다고. 그럼, 얘기를 하지 말던가. 

 

이 아이는 항상 이런식이다. 

지난번 공모전에도 못할 수도 있으니 등록을 나중에 하겠다며 열불나게 하더니

똑같이 이런식이다. 

어떻게 해야 이런 근성을 뜯어 고칠 수 있을까?

결핍이 있어야 간절해지고 그래야 뭔가를 한다고 하는데

이 아이는 아예 결핍이 뭔지, 간절한게 뭔지 조차 고민이 없는거 같다. 그냥 하루하루 지가 좋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는 듯.

어차피 공부는 내려놨고, 집에 오면 PC게임이나 휴대폰, 아이패드 게임. 아님, 마라탕 먹고 자는거. 

뭔가 애써서 하는일이 없으니 궁금하지도 않다. 

그러면서 지가 하고 싶은 일은 또 천연덕스럽게 해달라고 한다. 

딸과 일본을 가기로 결정한건 그래도 미술공부와 언어학습을 위해 해주기로 한 것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성급한 판단과 결정이었을지도 모른다. 

하고 싶다고 다 되는게 아니라는 걸 알려줬어야 했다. 

물론, 아이가 해달라고 다 해주는 건 아니다. 

일본 가는 것도 엄청 간절해보여서 들어준 것이긴 하지만 항공 티켓을 끊어놓고 아이 하는 짓을 보면

과연 이게 맞는 결정이었는지 싶은 것이다. 

사실, 수능을 끝낸 아들을 위해 함께 여행을 계획하는 게 사리분별에 맞는 일이었을 것이다. 

이건 뭐, 아무 의미가 없는 거 같다. 

좀이라도 열심히 하는 모습, 간절한 모습을 보이면 밉지라고 않을 것이다. 

항상 제자리인 모습에 정말 짜증이 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전보다는 아이가 많이 유해지고, 마음 편하게 지내는 것 같아 안심이 되지만

정말 이런 아이의 생활은 참아내기가 힘들다. 

훈육이 먹히지도 않고. 때를 놓친건가? 답답하다. 

 

아들은 내일 종일 자습이라며 주문한 책을 갖다 달라고 했다. 

이런, 하루 늦게 주문했더니 아직 배송 문자도 안뜬다. 

말했을 때 바로 주문할걸. ㅜㅜ

 

2023.10.26.(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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